♣ 책 소개 앤솔러지 시리즈 ‘자이언트 픽’ 03 『너를 버리기』 출간! 떠안고, 밀려나고, 끝내는 스스로를 마주하는 순간까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균열들 배명은 × 범유진 × 이사구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투 유』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앤솔러지 시리즈 ‘자이언트 픽’. 자이언트북스가 Pick한 빛나는 이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자이언트 픽 03 너를 버리기』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배명은, 범유진, 이사구 작가가 참여한 이번 앤솔러지는 ‘회사’를 테마로 깊이 있는 시선으로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장르적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배명은 경기도 수원에 산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호러에 빠짐. 괴이학회 창립 멤버. 매드클럽 멤버. 범유진 창비 아동 청소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아홉수 가위』 『카피캣 식당』 『쉬프팅』 『리와인드 베이커리』 『호랑골동품점』 『도깨비불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으며,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틈새에 쭈그려 앉아 밖을 보며 글을 쓴다. 이사구 철학과 졸업. 개발자로 일하며 소설을 썼다. 지은 책으로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가 있으며,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2024 밀리의서재 올해의 라이징 작가상을 수상했다.
너를 버리기 - 배명은 당신에게 어울리는 관 - 범유진 소설을 쓰자 - 이사구
평범한 얼굴 뒤에 가려져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세계 ‘회사’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낯설고도 기묘한 세 편의 이야기 배명은, 범유진, 이사구 작가가 참여한 자이언트 픽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자이언트 픽 03 너를 버리기』는 ‘직장’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은 균열과 낯선 긴장을 포착한 세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앤솔러지다. 반복되는 하루와 평범한 얼굴 뒤에 가려져 있던 세계는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누군가는 대신 떠안고(배명은 「너를 버리기」), 누군가는 밀려나며(범유진 「당신에게 어울리는 관」), 또 누군가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자신을 마주한다(이사구 「소설을 쓰자」). 생존과 평가, 창작과 욕망처럼 직장인의 일상 속 문제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과 두려움 같은 감정들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세 편의 소설은 이러한 낯익은 순간을 각기 다른 장르적 상상력으로 비틀어 오컬트 스릴러부터 심리 스릴러, 메타픽션에 이르기까지 낯설게 변주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긴장감은 독자에게 생생한 몰입감과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동시에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서늘한 여운을 남긴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던가. 아니면, 발버둥 쳐보든지.” 배명은 「너를 버리기」 『수상한 한의원』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을 통해 본인만의 장르적 색깔을 구축해온 배명은 작가. 앤솔러지 속 「너를 버리기」에서는 ‘제웅’이라는 전통적 소재를 직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구조 문제로 확장해 익숙한 현실에 낯선 긴장을 불어넣는다. 주인공 변수호는 여러 직장을 전전하던 끝에 가까스로 수입 물품 유통전문회사 ‘새운상사’에 입사한다. 이번 직장에서는 잘 해내리라 다짐하지만 영업팀에 출근하기로 한 날부터 예기치 못한 일에 휘말린다. 공원에서 묻지마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 다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꿈에 시달린다. 사장의 비서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는 점점 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그러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들이 어느 순간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하자, 변수호는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데……. 그동안 가족으로부터 온전히 보호받지 못했던 과거와 반복된 실패의 경험은 변수호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그런 그에게 이번 직장은 기회이자 구원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함정이기도 하다. 타인의 벌을 대신 짊어질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를 제웅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너를 버리기」에서 변수호가 마주한 선택은 결국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고통을 끊임없이 전가하려는 구조 전체와 맞닿아 있다. “건물에만 등급이 있는 게 아니야. 사람에도 등급이 있다고.” 범유진, 「당신에게 어울리는 관」 범유진 작가는 SF, 판타지, 스릴러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인과 청소년 등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르는 작품을 발표하며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이번 「당신에게 어울리는 관」에서는 보다 밀도 있는 심리적 긴장과 부조리한 상황을 결합해, 일상의 이면에 도사린 불안을 한층 뚜렷하게 드러낸다. 소설의 주인공 서세혁은 감정평가사로 첫 직장에 발을 들인 신입이다.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도 잠시, 그는 회사에서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유원순과 재회하게 된다. 건물과 토지의 가치를 매기는 일을 하며 ‘등급’을 판단하는 직업을 가진 서세혁은, 직장에 들어가면 적어도 더는 ‘최저 등급’이라는 낙인 아래 놓이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건물에만 등급이 있는 게 아니야. 사람에도 등급이 있다”는 유원순의 말처럼 환상은 단번에 무너져버린다.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사람 역시 평가되고 구분되며, 약한 태도를 보이는 순간 가장 낮은 자리에 놓이게 된다는 사실을 점차 체감하게 된다. 「당신에게 어울리는 관」은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적 설정을 통해, 인간 역시 끊임없이 평가되고 서열화되는 구조를 날카롭게 비춘다. 조직 속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변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서늘하게 그려내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질서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즐기자.” 이사구, 「소설을 쓰자」 이사구 작가는 브릿G에 올린 단편소설로 화제를 일으키며 드라마와 웹툰으로까지 제작이 확정되어 대중의 이목을 한눈에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첫 책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를 통해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앤솔러지에서는 「소설을 쓰자」를 통해 창작의 과정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오며, 직장인의 현실과 창작의 상상력이 교차하는 색다른 오피스 서사를 선보인다. 소설의 주인공인 수진은 마감에 쫓기는 직장인이자 작가다. 그러던 어느 날 ‘모험’이라는 공모전 주제를 보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출발한 상상은 판타지 세계로 뻗어나가며 마법사 ‘유니’를 중심으로 한 모험 서사를 만들어낸다.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이어가던 이야기는 점차 결말을 향해 나아가지만, 수진은 단순한 승리로 끝나는 이야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말은 결국 이야기 속 인물뿐 아니라 그것을 쓰는 자신과도 연결된다. 「소설을 쓰자」는 ‘창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드러나는 개인의 욕망과 선택, 그리고 그 이면에 놓인 감정을 담담하게 비춘다. 현실에서 시작된 고민이 이야기로 확장되고, 다시 현실을 비추는 과정은 ‘이야기를 쓴다’는 행위가 곧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임을 보여준다.